임신을 하고 나면 그 기쁨도 잠시, 무시무시한 입덧의 고통이 찾아오지요. 개인차에 따라 입덧의 강도는 다르지만 유쾌하지 못한 기간임은 확실해요. 저는 특히나 입덧이 심했었기 때문에 지금도 둘째를 낳을 걸 생각하면 제일 먼저 걱정 되는 것이 입덧이랍니다.

입덧은 임신 초에 나오는 hCG(융모성선 자극호르몬)에 의하여 발생되는 것으로 추정되어 지고는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입덧은 임신을 한 여성의 70프로 이상이 겪는 증상이고 병이라기보다는 생리적 현상이에요. 제가 겪었던 입덧의 느낌을 표현하자면 전날 과음한 상태로 멀미 나는 차를 타는 정도였던 것 같아요. 그 상황이 24시간 내내 몇 주간 지속되니 되려 임신 초기에 심한 구역감으로 살이 빠지기도 하는 것이지요.

입덧이 약간의 구역감과 울렁거림 정도라면 음식을 잘 조절하고 휴식을 취하면서 임신 초기를 보내면 되지만, 제가 겪었던 것처럼 체중도 줄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는 것을 임신 오조라고 하지요. 이 정도가 되면 입덧 완화 한약이나 침 치료 등으로 도움을 받는 것이 좋아요. 저의 경우는 임신 6주부터 24주까지 입덧 한약을 복용하고 출산하였습니다. 임신초기에 약을 복용하기를 꺼려하는 분들이 많지만 입덧에 복용하는 한약의 경우에는 태아에 해를 끼치지 않는 약들로 구성하여 처방하기 때문에 안심하셔도 괜찮아요. 간혹 심하게 입덧을 하는 경우 입덧 한약을 먹고도 구토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는 한약을 티스푼으로 아주 조금씩 먹으면 좋아지실 거에요. 여러 상황상 한의원에 갈 수 없다면 손바닥 쪽 손목에서 가운데 4~5 센치 아래로 내려오면 ‘내관’이라는 혈이 있어요. 이 혈을 꾸준히 자극시켜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어요. 시중에 나와 있는 입덧 완화 **밴드를 역시 내관혈 근방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것입니다.

입덧이 가니 찾아오는 기미, 잡티, 튼살, 임신소양증

입덧의 고통이 끝나면 행복한 임신기간이 올 것 같이 기대를 하지만, 다양한 통증들이 또 찾아옵니다. 일단 피부는 기미와 잡티, 튼살, 임신소양증 등이 발생하게 되지요. 또 여드름이 없던 피부에서 여드름이 발생하기도 하고, 한포진과 같은 면역성 질환으로 고통 받기도 한답니다.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튼살은 임신 중기부터 시작되어 엉덩이, 배, 가슴 등에 생겨요. 튼살은 출산후까지 나타날 수 있으며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아요. 그렇기에 예방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요. 하지만 시중에 ‘튼살 오일’, ‘튼살 크림’이라고 판매하는 비싼 제품들을 꼭 사용할 필요가 없어요. 튼살을 막는 특별한 성분이란 것은 없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꼭 튼살 오일 이라고 판매하는 제품보다 순하면서 보습력이 높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꼭 제 레시피가 아니더라도 쉽게 구할 수 있는 코코넛 오일만을 자주 바르거나, 보습력 좋은 호호바 오일만 발라 주어도 괜찮아요.

그리고 튼살보다 더 무시무시한 것이 있으니 임신성 소양증이라는 피부염이 있어요. 임신성 소양증은 두드러기처럼 올라오기도 하고 습친처럼 번지기도 하면서 가렵다는 특징이 있어요. 다행스럽게 얼굴에는 잘 생기지 않지만 심한 분들은 출산 전까지 수개월간 지속되기도 합니다. 보습을 특별히 더 잘해주는 것이 좋고, 정말 심한 경우에는 피부과에 가서 처방을 받아 국소도포제를 바르실 수도 있지만, 대부분이 스테로이드 제품이니 최대한 사용을 안하는 것이 좋지요. 보습과 더불어 ‘황련해독탕’과 같은 한약이나 증류액으로 습포맛사지를 해주면 증상이 조금 완화되기도 합니다. 제가 겪었던 바로는 입덧 다음으로 힘들었던 것이 임신성 소양증이었습니다.

임신 막바지 사람 잡는 변비와 항문질환

초기의 입덧, 중기부터 시작된 튼살과 임신성 소양증이 있다면 임신 막바지에 임산부를 힘들게 하는 질환은 무엇이었을까요? 저는 변비와 항문 질환이었어요. 입덧과 임신 소양증은 아프다고 주변에 이야기하기도 편하지만, 변비와 항문 질환은 주변에 쉽게 이야기하기도 힘들면서 매우 고통스럽기 때문에 그 고통이 두 배였던 것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임신 기간에는 호르몬 변화로 장 운동이 더디게 되고, 입덧 등으로 섭취가 줄거나 철분제 부작용으로 변비가 심해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변비로 인하여 항문 질환의 발생률이 덩달아 높아집니다. 변비 외에도 태아가 압박을 하여 골반내의 울혈이 생기기 때문에 임신부에게 더 많이 생기게 되지요. 변비와 항문 질환 역시도 임신 중에는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미리 예방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 수분섭취를 늘리고 식이섬유가 많은 야채를 복용합니다.

– 장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적당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합니다.

– 장시간 앉아 있으면 골반 내 울혈이 더욱 심해지므로 장시간 앉아 있기는 피합니다.

– 자주 좌욕을 해줍니다.

– 배변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고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지 않습니다.

이렇게 예방을 해도 항문질환은 발생할 수 있어요. 그럴 때는 좌욕을 더욱 열심히 해주고, 심한 경우는 응급 수술도 고려를 해봐야 해요.

이렇게 엄마가 임신기간 동안 신체의 변화로 인한 다양한 통증을 겪어내면서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이유는 뱃속의 아기는 무럭무럭 자라고 있기 때문이겠죠? 평상시라면 간단하게 넘어갈 수 있는 감기에도 전전긍긍하게 되지만 내 아이만 무사하다면 행복한 것이 바로 엄마인 것 같습니다.

정민찬 한의사의 튼살 오일 레시피

호호바오일 20g | 스윗아몬드오일 10g

코코넛오일 10g | 시어버터 10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