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편에서 언급해 드렸던 입덧, 항문 질환, 피부 질환은 제가 임신 중 겪었던 것들이에요. 그래서 그 때도 잠깐 언급해 드렸듯이 임신 중에 한약 복욕을 꾸준히 했었다고 말씀드렸었죠. 제가 임신 중에 복용한 한약에 대해서 순서대로 설명해 드리자면 다음과 같아요.

입덧, 완화 한약

귤껍질, 생강, 갑오징어뼈

저는 입덧 완화를 위해 진피와 생강을 위주로 한 입덧 완화 한약을 먹었어요. 임신 초기에는 먹는 한약은 대부분 일반적으로 약이라고 생각되는 약재들 보다는 우리가 쉽게 식품으로 복용하는 약재들을 대부분 사용해요. 생강이 종종 태열을 발생 한다고 복용을 꺼리시는 경우도 봤는데 아직 ‘생강이 태열을 발생한다’라는 연구가 나온 것은 없어요.

그리고 진피는 우리가 자주 먹는 귤의 껍질이예요. 물론 농양으로 뒤범벅된 귤껍질은 안 되지만 한국에서 한의원으로 유통되는 한약은 잔류농약과 중금속 검사를 끝내고 유통되기 때문에 걱정 안하셔도 돼요. 둘 다 기를 조화롭게 해주는 약으로 울렁거림을 잡아 줄 수 있어요. 울렁거림 외에 속쓰림이 심하다면 오적골이라고 하는 갑오징어의 물렁뼈를 고려해볼 수 있어요. 이 약재를 갈아서 복용한다면 천연 제산제 역할을 하게 돼요.

약재들이 식품만큼이나 안전하다는 설명을 듣고 나니 입덧이 심각하다면 무조건 참기 보단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드시죠? 물론 입덧은 임신 호르몬으로 생겨난 증상이기 때문에 위의 약재를 이용한 한약을 복용한다고 하여 입덧이 ‘뿅’하고 사라지지는 않아요. 그리고 본인이 직접 생강차 진피차를 드시는 것보다는 이 외에도 안전하게 도움 받을 수 있는 한약은 많으니 한의사의 상담을 받고 처방을 받으시는 것이 더 좋으실거에요. 이 외에도 임신 초기에 습관성 유산 등으로 태반이나 태아 상태가 좋지 않을 때 복용하는 한약들도 위험한 약들이 아니니 임신 초기에도 겁내지 말고 한약 복용을 고려해 보세요.

임신 빈혈 완화 보약

해삼과 팥물탕, 당귀차

입덧이 어느 정도 좋아진 뒤에는 빈혈 수치가 낮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주 어지러움을 느껴서 해삼과 녹용을 넣은 보약을 먹었어요. 아무래도 초기의 입덧으로 영양이 부족했던 이유였을 거예요. 빈혈 수치가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니었으나 쉽게 체력이 떨어져 자주 피곤하고, 무기력했었지요. 그래서 임신 중기에 산부인과에서는 철분제를 많이 권해주시는데 철분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화불량과 변비 유발이었어요.

저 역시도 입덧 이후 속이 편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철분제 복용에만 의존하지 않고 한의약으로 치료를 했어요. 사실 우리가 끼니마다 소고기를 먹고, 현미 등의 잡곡을 먹고 있다면 철분의 섭취량이 적은 건 아니에요. 그런데 빈혈이 오는 것은 섭취량보다는 섭취한 철분을 몸에서 쉽게 흡수를 못하기 때문인데, 이때 철분제로 되려 위장장애를 불러서 흡수를 더욱 어렵게 하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에요. 또 저처럼 빈혈 수치상으로는 정상인데 어지러운 사람이 있고, 빈혈 수치가 낮으나 어지러운 사람이 있어요. 즉 혈액의 상태를 적혈구로만 판단하는 빈혈수치 보다는 한방에서 이야기 하는 혈(血)의 개념으로 이해를 하고 보약을 먹었던 거죠. 뱃속에서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려면 엄마의 혈액이 튼튼해야 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철분 함유가 높은 현미와 소고기, 시금치 등을 많이 먹었어요. 그리고 수시로 당귀차를 마셨어요. 당귀는 혈을 생성하는 것으로 유명한 한약재에요. 당귀를 마신다고 하면 철분제를 먹은 것처럼 빈혈 수치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건강한 혈이 생성된다고 생각하시면 될 거에요. 또 임신 중기에 ‘팥물탕’이라는 기와 혈을 모두 도와주는 한약에 건해삼을 듬뿍 넣어서 먹었어요. 건해삼은 한약재로도 종종 사용돼요. 인삼이 기를 도와줘서 힘을 나게 해주어 대표적인 보약재로 많이 알고 계시는데 인삼은 열이 있는 약재라 아이의 태열을 조장할 수 있기에 인삼처럼 기를 북돋지만 열이 없는 바다의 삼인 해삼을 임부들에게는 사용하죠. 또 해삼은 양수의 양을 늘리고 맑게 해준다고 하여 임산부들에게 권해주는 보양식이기도 해요. 옛날 궁중에서도 임신 중에 해삼을 태교 음식으로 사용했다는 문헌도 있어요. 물론 빈혈수치가 많이 내려가 있는 경우나, 철분제를 복용해도 큰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철분제 복용을 해야겠지요. 하지만 빈혈 수치가 정상이거나 철분제 복용으로 큰 괴로움이 발생한다면 당귀차 복용이나 녹용과 해삼 등을 넣은 보약을 복용하는 등등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죠.

자연 분만을 위한 달생산(축태음)

태아 다이어트 약

이렇게 보약을 복용하고 무사히 임신 막달이 다가오면 몸은 무겁고, 붓고 움직이기 힘들어지게 되죠. 운동을 해야 순산을 할 수 있는데 무거운 몸에 붓기까지 생기면 쉽지 않아지죠. 이때 가장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순산 한약이 있어요. ‘요즘 한방 무통주사’가 있다면서요?하며 한의원에 문의전화가 많이 오는데 이는 달생산이라는 약을 뜻해요. 축태음이란 이름으로도 불리는 이 처방은 방약합편이이라는 처방집에 나오는 약인데 ‘태아를 마르게 해서 아이를 쉽게 낳게 한다고 합니다.’

태아를 마르게 한다고 하니 무시무시한 약인듯 하지만 아닙니다. 원래 약하던 임부가 배가 많이 불러오면서(특히 막달에) 운동부족으로 또는 너무 잘 먹어서 살이 쪄서 등으로 태아도 동시에 같이 너무 커지게 되면서 태아가 잘 돌지 못하게 된 경우에 마르게 한다는 것이죠! 예전에 비하면 먹거리도 훨씬 고칼로인 음식을 먹고 생활이 편해졌잖아요. 그래서 임신 막달에 운동을 신경써서 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임신부가 해당이 되겠지요. 이 약을 복용하고 분만시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쓴 논문에서 보면, 달생산 투여 초산모가 평균 분만 시간이 262분으로 기존 초산모보다 분만시간인 435분 보다 유의성 있게 짧아졌고, 복용 산모나 신생아에 대한 어떠한 이상 상태도 보고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출산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435분이 262분으로 줄었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란 걸 아실 거예요. 그 고통의 시간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거니까요.

요즘, 태아가 너무 커졌다는 이유로 유도분만을 하고, 촉진제를 맞고 진행하다 결국은 난산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런 분들은 유도분만 하기 전에 달생산 복용을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특히 요즘 제왕절개 보다 자연분만이 산모나 아이에게 좋다는 것이 널리 알려져서 자연분만을 목표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자연 분만을 돕는 한약이 있으니 많이 도움을 받으셨으면 해요.